100년 역사를 간직한 소제동 골목 여행

대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동네를 추천한다면 단연 소제동일 것입니다.

대전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대전역이 들어서면서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신흥도시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대전역과 가까운 소제동은 소제호라는 호수를 매워 철도 기술자들을 위한 숙소를 지어 철도 관사 촌이 형성되었다고 하는데요. 소제동은 계획된 도시, 대전의 한 세기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동네라 할 수 있습니다.

소제동 산책이 심심하지 않은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벽화 거리 때문일 것입니다.
낡고 어둡고 차가운 담벼락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단골로 등장하는 꽃 그림은 벽화 거리를 올 때마다 가장 먼저 찾는 아이템입니다.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잎의 그림자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요. 세월의 흔적을 알 수 있는 오래된 기와 아래, 사뿐히 내려앉은 꽃을 보며 대전의 어제와 오늘을 느껴 봅니다.

현재의 소제동이 대전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는 이유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가진 카페와 맛집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이색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감성 사진을 담는 분들이 많습니다. 100년 역사를 지닌 소제동을 보존과 재생의 관점에서 현대화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곧 완성될 빌딩을 앞에 두고, 빛바랜 기와지붕과 키 낮은 담장, 그리고 무성하게 자라난 풀을 보니 좁게는 소제동의 어제와 오늘, 넓게는 대전의 역사를 한눈에 감상하는 것 같습니다.

소제동 한 바퀴를 돌아보면 골목 어귀마다 대전의 과거를 발견하고 탐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1980, 1990년대 단독주택의 모습을 만나 추억을 곱씹어 보기도 하고, 우리 부모님께 들었던 삶의 풍경도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으며, 언제인지 짐작조차 못 할 아주 먼 과거의 흔적까지... 소제동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세기 전으로 떠나보는 대전 소제동 한 바퀴, 소제호 타임머신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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