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는 힐링 명소 계족산 황톳길

우리의 삶은 분명 이전보다 편리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의 회복을 추구하는 힐링에 대한 욕구가 많아졌습니다. 유튜브에는 여행, 캠핑, 음악 등 ‘힐링’을 주제로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고 워라벨(Work life balance)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으며 주변에 소음과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복잡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쉼을 얻는 것이 몸과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전에는 발끝부터 자연이 주는 치유와 회복을 느낄 수 있는 계족산 황톳길이 있습니다. 산이 뻗은 모습이 ‘닭의 발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 계족산에는 신발을 신고 걸을 수 있는 길과 맨발로 황토 위를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이 있습니다. 산 입구에 들어서면 맨발로 황톳길 위를 걷는 사람들과 세족장에서 발에 묻은 황토를 씻어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야외에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그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14.5km의 황톳길 위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이곳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선뜻 양말을 벗고 황토위에 발을 올려놓습니다. 걸음걸음마다 부드럽고 촉촉한 황토가 발을 감싸 안고 발바닥에서부터 자극이 전달되어 발마사지를 받는 느낌이 듭니다. 머리위로는 높게 뻗은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뿜어내고 바람이 불 때 마다 낙엽이 부딪히는 소리가 새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그 청량함이 도시에서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씻어내는 것 같습니다.

계족산 황톳길은 대전의 소주 회사 맥키스컴퍼니의 대표 조웅래 회장의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06년 어느 날 회장은 지인들과 계족산 등산을 하던 중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이 힘들게 걷는 모습을 보고 신고있던 신발을 벗어 주었습니다. 그날 깊은 숙면으로 몸의 피로가 사라지는 좋은 변화를 느껴 사람들에게도 이를 전하고자 계족산 둘레길 14.5km에 황토를 뿌려 지금의 황톳길이 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되었지만 황톳길 중턱에 위치한 숲속 공연장에서는 4월~10월까지 매주 주말 클래식 공연이 열렸고 ‘계족산맨발축제’, ‘대전맨몸마라톤’ 행사로 연간 100만명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여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숲길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다 보면 6세기 경 지어진 산성을 복원한 계족산성을 만나게 됩니다. 해발 425m에 위치한 계족산성(사적 제 355호)은 길이 1200m에 높이 7~10m로 외부의 침임을 방어하기 위해 지어졌고, 그 일부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7년에 걸쳐 복원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숨이 탁 트이는 풍경과 도시 곳곳을 조망할 수 있어 황톳길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황톳길 곳곳에 설치된 세족장에서 발을 씻고 나면 비로소 계족산의 산림욕이 끝이 납니다. 황톳길을 걸은 후에는 그동안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온전한 회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연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도시 속 무미건조하고 인공적 환경 속 잃어가는 삶의 여유와 정서를 가족과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황톳길을 걸으며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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