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율 5%… 췌장암,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걸릴 수 있는 암 중에 최악의 암으로 일컫는 췌장암은 한국인 10대 호발 암 중 5년 생존율이 약 5%로 완치율이 가장 낮은 암입니다. 증상을 자각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조기진단이 힘든 데다 암의 성장이 매우 빠르고 전이가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발견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악화하여 절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수술이 가능한 환자도 전체의 15~20%밖에 되지 않습니다.

내·외분비선 작용을 모두 갖춘 췌장

췌장(膵臟)은 이자(pancreas)라고도 하며, 당대사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선인 동시에 이자액을 분비하는 외분비선 작용을 모두 갖춘 큰 소화샘입니다. 췌장 내에 있는 섬(島) 모양의 특수한 조직인 랑게르한스섬에는 글루카곤과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글루카곤은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낮을 때 분비되어 포도당의 저장형태인 글리코겐의 분해를 촉진시켜 포도당 농도를 높여주고, 인슐린은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높을 때 분비되어 글리코겐으로 바꾸거나 지방질의 축적을 유도합니다. 췌장의 외분비선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트립신,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 등이 있습니다.

췌장암, 특이 증상 없어 조기 발견 쉽지 않아

췌장암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으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흡연을 꼽습니다. 췌장암의 20~30%가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자의 경우 췌장암의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보다 2~5배나 높고 그 위험성 또한 흡연량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장기간의 당뇨 병력이나 만성 췌장염의 이환, 고지방 식이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직계 가족 중 1명 이상이 50세 이전에 췌장암이 발병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2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경우 가족력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췌장암이 발병하면 식욕감퇴와 복부 팽만 증상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소화불량과 상복부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통증을 동반하며, 체중이 감소하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췌장의 머리 부분에 암이 발생하면 그 안을 지나가는 담관을 막아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다른 소화기 질환 증상과 비슷해 췌장암을 의심하는 것도, 조기에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진단을 위해 복부 초음파를 먼저 시행하는데, 췌장이 위나 대장 등 다른 장기들에 파묻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잘 관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장에 가스가 차 있거나 배가 많이 나온 환자들은 췌장 자체를 식별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복부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방사선 검사가 주로 이용되며,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내시경 초음파도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췌장암에 대한 혈액 속의 종양 표지자로는 CA 19-9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으나, 다른 암으로도 CA 19-9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이것만으로 췌장암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이 여부 따라 치료방법 결정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췌장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 췌장의 일부분이나 전체, 또는 주변 조직을 함께 절제하게 됩니다. 특히 췌장의 머리 부위에 생긴 경우에는 ‘휘플 씨 수술(Whipple’s operation)’을 시행하는데, 이는 췌장의 머리, 소장의 일부, 위의 하부, 담낭과 담관을 절제하고 남은 췌장과 담관을 위의 상부에 붙이는 과정을 거친다. 또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휘플 씨 수술과 유사하나 위를 보존하는 수술로 최근에 주로 시행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만약 암이 전이되어 수술이 힘든 경우 증상을 경감시키고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실시하는데, 이는 적혈구, 백혈구 및 골수세포를 감소시키고 다른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암이 전이되지 않았지만, 주위 동맥과 정맥 침범하는 국소 진행형 췌장암의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췌장암의 크기를 줄인 후에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금연!

췌장암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연’입니다.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조차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당뇨나 만성 췌장염이 있는 경우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췌장암 환자들은 소화불량으로 인한 식욕 저하를 겪기 쉽고, 치료 도중에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오심, 구토 등으로 인해 음식물을 섭취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소화가 잘되는 부드러운 고열량의 음식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화가 잘 이루어지도록 밥에 현미나 찹쌀 등의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좋으며, 브로콜리 속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셀레늄(selenium)은 항암작용에 탁월합니다. 시금치와 사과, 양파 등에 함유된 플라보놀(flavonol) 성분은 췌장암 발병 위험을 줄여주며, 토마토에 함유된 리코펜(lycopene) 성분 또한 강한 항산화 작용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물을 하루에 1.5~2L 정도로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건강칼럼 | 김지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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